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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am Deo

고난 주간의 목요일, 최후의 만찬과 새 계명

by 위즈덤바이어 202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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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은 총 16장 중에 11-16장까지를 예수님의 고난 주간 및 부활에 할애했다. 모든 복음서의 기본이 되었던 마가복음이 그렇게 많은 부분을 할애할 정도로 예수님의 마지막 일주일의 사역은 중요했다는 방증일 것이다. 요한복음도 마찬가지인데, 총 21장 중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이 기록된 12장부터 고난 주간과 부활로 구성되어 있으니 상당한 비중이다. 그중에서도 고난주간의 목요일에서 잡히시기 전 금요일 새벽까지에 대한 내용이 13장에서 17장까지 총 네 장에 걸쳐 나오고 있어 유명한 <최후의 만찬>부터 어떤 말씀들을 남기셨는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난 주간 목요일의 예수님의 모습은 요한복음에 기록된 말씀 위주로 살펴보겠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이탈리아 밀라노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소장, 출처: 네이버

 

1.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예수님

고난 주간의 수요일, 향유 옥합을 깨뜨린 여인이 보여 준 것처럼, 이스라엘은 밖에서 활동하고 실내로 들어오면 손과 발을 닦아야 하는 관습이 있었다. 특히 손님을 초대한 집주인은 종을 시켜 손님의 발을 씻겨 주는 것이 일종의 관례였다. 그런데 무교절의 첫날 곧 유월절 양 잡는 날인 목요일에 유월절 저녁 식사를 하시던 예수님께서 갑자기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기 시작하신다. 

 

저녁 먹는 중 예수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자기 손에 맡기신 것과 또 자기가 하나님께로부터 오셨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가실 것을 아시고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이에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를 시작하여
(요한복음 13 :3-5)

 

예수님은 왜 갑자기 종들이나 할 법한 일을 친히 하시게 된 것일까? 그것은 먼저 제자들에 대한 깊은 사랑 때문이었다.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요한복음 13:1)

 

이렇게 마땅히 종이 해야 할 일을 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제자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특히 베드로는 적극적으로 예수님을 말리며 예수님의 이 행동을 거부하지만 결국 받아들인다. 그러나 제자들 중에 다른 마음을 품은 제자가 있었으니 그것은 예수님을 팔려고 결심한 가룟유다였다.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니 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주께서 내 발을 씻으시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하는 것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나 이후에는 알리라
베드로가 이르되 내 발을 절대로 씻지 못하시리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시몬 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내 발뿐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 주옵소서
예수께서 이르시되 이미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온몸이 깨끗하니라
너희가 깨끗하나 다는 아니니라 하시니
이는 자기를 팔 자가 누구인지 아심이라 그러므로 다는 깨끗하지 아니하다 하시니라
(요한복음 13:6-11)

 

 

2. 새 계명의 선포, 서로 사랑하라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예수님을 팔려는 마음을 품고 있던 가룟 유다는 저녁 식사 자리를 떠난다. 그리고 그때가 이미 늦은 밤이었다. 자기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던 예수님은 새로운 계명을 그들에게 선포하신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요한복음 13:34-35)

예수님은 화요일 유대의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논쟁을 하실 때도 율법의 본질이 곧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셨다. 

 

서기관 중 한 사람이 그들이 변론하는 것을 듣고 예수께서 잘 대답하신 줄을 알고 나아와 묻되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이니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마가복음 12:28-31)

 

예수님은 새로운 계명인 이 사랑에 대해 요한복음 15장에서 더 상세하게 말씀하신다. 

내 계명은 곧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는 이것이니라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라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 이는 너희로 가서 열매를 맺게 하고
또 너희 열매가 항상 있게 하여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무엇을 구하든지 다 받게 하려 함이라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명함은 너희로 서로 사랑하게 하려 함이라
(요한복음 15:12-17)

율법을 폐하러 오신 것이 아닌 율법을 완성하러 오신 예수님께서는 지금 제자들을 통해, 그리고 그 제자들에 의해 오늘날 예수님을 믿는 우리에게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주신다. 

 

3. 다른 보혜사 성령님

유월절을 맞이하여 예루살렘에 모인 제자들은 예수님이 정치적인 왕으로 등극할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수님은 자꾸 떠난다는 말씀을 하신다. 점차 이러한 말씀들에 두려움을 갖게 된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그들에게 성령을 보내시겠다고 약속하신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
그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그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그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그를 아나니 그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
(요한복음 14:16-18)

영어 성경에 따르면 이 '다른 보혜사'라는 부분에 another Advocate이라고 나온다. 즉, '같은 성격을 가진 또 다른'이라는 뜻이다. 떨며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첫 번째 보혜사로 오신 예수님께서 보혜사 성령님을 약속하고 계신 것이다. 사실 예수님께서 자신의 십자가 형 후에 오는 상황을 잘 알고 계셨다. 예수님으로 인해 핍박받고 미움을 받게 될 제자들과 이후 제자들을 통해 예수님을 믿게 될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으로 세상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주기 위해 성령을 예비한 것이다. 

 

지금 내가 나를 보내신 이에게로 가는데 너희 중에서 나더러 어디로 가는지 묻는 자가 없고
도리어 내가 이 말을 하므로 너희 마음에 근심이 가득하였도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실상을 말하노니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로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가면 내가 그를 너희에게로 보내리니
(요한복음 16:5-7)

목요일 밤에서 금요일 새벽으로 넘어가는 시간까지, 저녁 식사 자리를 떠나 겟세마네로 나아가는 순간까지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성령에 대한 강론을 계속 이어가신다.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알 수 없어 결국 두려움과 배신을 택하게 될 제자들이지만 돌이킨 후에는 주님께서 하신 말씀을 다 기억하고 성령을 기다릴 수 있게 되기를 바라셨다. 그래서 요한복음 17장의 예수님의 기도는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쓰듯이 예수님의 하나님의 대한 사랑과 제자들의 대한 사랑, 그리고 장차 복음을 듣고 예수를 믿고 구원에 이르는 우리들을 위한 기도까지 포함하고 있다.  

 

우리가 어떠한 상황에도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대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예수님이라는 포도나무에 접붙여져 생명을 늘 얻는 상태로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포도나무, 우리는 가지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요한복음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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