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ram Deo

[아침묵상]부활 후, 베드로를 찾아 오신 예수님

by 위즈덤바이어 2023. 4. 11.
반응형
그들이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르시되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고

또 두 번째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르시되 내 양을 치라 하시고

세 번째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주께서 세 번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므로 베드로가 근심하여 이르되
주님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 양을 먹이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이 말씀을 하심은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을 가리키심이러라
이 말씀을 하시고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요한복음 21:15-19)

예수님이 부활하셨다. 예수님의 부활의 사건은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한 역사적 사건이다. 

십자가 고난을 받으시기 전, 이미 수차례 부활하신 후 먼저 갈릴리에 가 계실 것이라 말씀하셨던 것처럼, 예수님은 부활하시자마자 제자들 앞에 나타나신다. 예수님을 따르던 가룟유다를 제외한 열 한 제자에게 나타나신 것은 물론이고 예수님의 죽음의 소식을 듣고 절망에 빠져 여리고로 내려가던 제자들에게까지 나타나 부활의 확신을 주셨다. 

 

하지만 여기, 부활하신 예수님을 이미 두 번이나 만났고, 그 손의 못 자국과 옆구리의 창 자국을 보았음에도 예수님의 부활 앞에 한없이 작아지기만 하던 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예수님의 수제자 시몬 베드로다. 

 

1.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 베드로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태복음 16:16)"라고 고백했을 때, 예수님은 '갈대'를 의미하는 '시몬'을 '반석'을 의미하는 '베드로'로 불러주셨다. 그리고 그때부터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고난 받아 죽을 것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셨다. 

 

하지만 베드로는 이내 자신의 의지에 의해 주님과 함께 죽는 데에도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되 주여 내가 주와 함께 옥에도, 죽는 데에도 가기를 각오하였나이다
이르시되 베드로야 내가 네게 말하노니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모른다고 부인하리라 하시니라
(누가복음 22:33-34)

베드로는 과연 용감했다. 예수님의 체포 당시 대제사장 안나스에게 끌려가셨을 때, 안나스 집의 뜰까지 쫓아가서 예수님을 멀찍이 보고 있었다. 새벽이라 사람들이 모닥불을 켜고 앉아 있었는데, 그때 모인 사람들이 베드로를 알아보자 이내 부인하고 만다. 결국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세 번을 부인하고 만다. 

 

주께서 돌이켜 베드로를 보시니 
베드로가 주의 말씀 곧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하심이 생각나서

밖에 나가서 심히 통곡하니라
(누가복음 22:61-62)

 

 

2. 과거의 삶으로 돌아간 베드로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가장 먼저 갈릴리에 가셔서 처음 도마를 제외한 10명의 제자들에게 자신을 보이셨을 때, 그때에도 베드로는 그 자리에 있었다. 예수님의 손의 못자국과 옆구리의 창자국을 보지 않고는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겠다고 했던 도마에게 다시 나타나셨을 때도 베드로는 그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예수님을 부인했다는 죄책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던 베드로의 선택은 다시 갈릴리 어부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시몬 베드로가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하니 
그들이 우리도 함께 가겠다 하고 나가서 배에 올랐으나 
그 날 밤에 아무 것도 잡지 못하였더니(요한복음 21:3)

 

사실, 베드로가 예수님을 처음 만난 곳도 바로 이곳 갈릴리 호숫가 였다. 갈릴리 또는 디베랴로 불리는 이 호수에서 오랫동안 어부로 잔뼈가 굵었던 베드로에게 "사람 낚는 어부가 돼라"라고 초청하신 예수님. 그때 베드로는 당당히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예수님을 죽기까지 따르겠다고 말은 했지만 오히려 예수님을 저주하고 부인하기에 이르렀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던 베드로. 그래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음에도 스스로에 대한 형벌을 멈출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때, 그 새벽, 다시 과거로의 삶을 선택했지만, 예수님을 처음 만난 그날처럼 밤이 새도록 아무것도 잡지 못한 그 새벽. 멀리, 호숫가에 다시 예수님께서 찾아오셔서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 그리하면 잡으리라(요한복음 21:6)"고 말씀하셨다. 요한이 예수님 이심을 알아보고 "주님이시다"라고 했을 때, 베드로는 바다로 뛰어내린다. 멀쩡한 모습으로는 도저히 예수님 앞에 나아갈 수 없어 물에 젖은 생쥐처럼 예수님께 나아갔다. 

 

예수님께서는 잡히시던 그날 새벽처럼 모닥불을 피워놓으시고 제자들을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계셨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와서 조반을 먹으라 하시니 
제자들이 주님이신 줄 아는 고로 당신이 누구냐 감히 묻는 자가 없더라

예수께서 가셔서 떡을 가져다가 그들에게 주시고 생선도 그와 같이 하시니라
이것은 예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에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이라
(요한복음 21:12-14)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던 상황과 같은 상황을 연출하신 예수님, by Hamza Ait Omlacho, 출처:Pixabay

 

 

베드로는 아마 몸 둘 바를 몰랐을 것이다. 죽기까지 따르리라 호언장담했지만 결국 여종 앞에서, 불 앞에서 세 번이나 부인하고 마지막에는 저주하기에 이르렀던 자신. 불멍을 하면서 그런 자신이 계속 떠올라 죽고 싶었으리라. 예수님의 얼굴도 바로 보지 못했으리라. 

 

 

3. 베드로를 회복시키신 예수님

그들이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르시되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고
또 두 번째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르시되 내 양을 치라 하시고
세 번째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주께서 세 번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므로 베드로가 근심하여 이르되
주님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 양을 먹이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이 말씀을 하심은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을 가리키심이러라
이 말씀을 하시고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요한복음 21:15-19)

 

밤이 새도록 수고한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따뜻한 아침 식사를 주신 후,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세 번, 예수님을 사랑한다 고백할 수 있도록 하신다. 예수님이 잡히시기 전처럼 호언장담할 수 없었지만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변함이 없었던 베드로는 자신의 사랑을 힘겹게 고백했다. 그런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변함없이 사명을 주신다.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였으나
그러나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 (누가복음 22:31-32)

 

이미 베드로의 배신과 부인을 알고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베드로의 회복을 준비하고 계셨던 예수님. 그리하여 이 회복과 용서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용서하고 주님 앞에 스스로를 내어드린 베드로는 주님의 약속대로 '베드로라는 반석 위에 교회'가 세워지는 복을 받는다.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 by Bernd Marx, 출처:Pixabay

 


최근 사회적으로 또는 심리적으로 많이 나오는 용어가 있다. 바로 '회복탄력성'. 영어로는 'resilience'. 베드로의 상황과 딱 맞아떨어진다고 할 수 없으나 아마 지금 어디선가 영적으로, 육적으로 지치고 넘어져 믿음 위에 다시 설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나의 의지로 일어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은혜로 할 수 있다. 바다에 빠져도, 과거로 돌아가도, 나의 힘으로 나를 도저히 일으킬 수 없지만 예수님의 사랑, 그 뜨거운 모닥불보다 더 뜨겁고 강렬한 사랑으로 다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니 다시 예수님께로 돌아가보자. 두 팔 벌려 기다리고 환영하고 받아주시는 예수님께로 돌아가보자!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