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방송 KBS가 개국 50 주년을 맞이했다. 50주년 기념행사들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유독 개국 50주년을 축하하며 KBS의 대표 예능이자 17년째 장수하고 있는 <1박 2일>을 오마주한 프로그램이 있다. 2022년 7월 21일 새롭게 시작한 <홍김동전>. 매주 목요일 8시 반 KBS2에서 방영하는 <홍김동전>은 홍진경, 김숙을 위시해 조세호, 주우재, 장우영이 출연하는 구개념버라이어티 쇼다. <홍김동전>은 지난 3월 9일과 16일 2회에 걸쳐 <1박 2일>을 오마주 한 에피소드를 구성해 동전 던지기라는 <홍김동전>의 정체성을 녹여 홍진경의 평창동 생가에서의 1박 2일을 구성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금처럼 채널이 많고 수많은 포맷의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 새로운 포맷의 예능을 시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저마다 이미 성공한 스타일의 포맷을 모방, 방영하기 바쁜 시대다. 일례로 TV조선의 <미스트롯> 및 <미스터트롯>의 큰 성공 이후 모든 채널에서 트로트 관련 예능 및 경쟁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미 넘칠 대로 넘쳐 레드 오션인 예능 상황에 도전장을 던진 <홍김동전>의 미래가 밝아 보이는 이유를 이야기해 본다.
1.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포맷
언뜻 보면 <무한도전> 같고 언뜻 보면 <런닝맨> 같다. 하지만 시작한 지 7개월이 지난 지금도 이 프로그램의 포맷이 이렇다고 정의할 수 없다. 유일한 정체성이라면 멤버들이 각자가 또는 전체가 500원짜리 동전을 던져 그날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것. 사실 <홍김동전>은 시작 이래 시청률 3%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고정된 포맷이 아니라 매주 내용이나 설정이 바뀌어 시청자들에게는 때로는 이해가 안 되는 회차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억지스럽게 보이는 설정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이 어쩌면 <홍김동전>이 <1박 2일> 같은 KBS의 장수, 효자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그콘서트가 사라져 현재 유행하는 작품들의 패러디나 코미디언들의 박장대소가 터질 많은 일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데, <홍김동전>은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시즌이나 큰 이벤트에 맞게 적절하게 구성해 지금은 흔하지 않은 ‘구개념버라이어티’가 친숙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마치 프로그램에서 던지는 동전처럼 제작진의 기획의도가 어떤 날은 매우 성공적이지만 어떤 날은 흐지부지하다. 하지만 계속 우상향 발전 중임에는 틀림없다.
2. 출연자들의 미친 케미
여러 가지 불안정한 요소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이 우상향 발전 중이라고 확신하는 이유는 역시나 출연자들의 미친 케미 덕분이라 하겠다. 타이틀롤이나 마찬가지인 홍진경과 김숙은 프로그램의 중심을 잘 잡고 있으며 이미 40대를 훌쩍 넘긴 이 두 사람의 예능에서의 헌신은 대단하다. 주로 스튜디오 예능을 하는 탓에 티브이에서 하반신을 볼 수 없다고 했던 홍진경과 김숙은 현장형 예능인 <홍김동전>에서 그 관록이 빛을 발한다. 특히 홍진경의 경우, 왜 홍진경이 그저 슈퍼 모델이 아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예능인이자 유튜버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홍진경은 <홍김동전>에서 가장 주저하지 않고 자신을 내려놓는다.
그다음으로는 조세호, 주우재, 장우영의 브로맨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조세호는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인인 유재석과 함께 tvN의 간판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유 퀴즈 온 더 블록>의 메인 MC를 맡고 있다. 유재석에는 한참 못 미친다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지만 <홍김동전>에서는 그의 희극인으로서의 가치가 빛을 발한다. 일단 그는 개그맨이라는 정체성을 아낌없이 드러낸다. 한마디로 웃길 줄 아는 사람이다. 특히 멤버들 사이 혹은 게스트를 초청했을 때 그의 입담은 따를자가 없다. 왜 유재석이 그를 그토록 아끼는지 알 수 있다.
<홍김동전>에서 브레인을 맡고 있는 주우재는 현재 대세 중에 대세다. 어디서 이런 특출 난 인재가 나왔나 했는데, 본투비 예능인이다. 그는 홍익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중퇴한 브레인으로서 <홍김동전>이 출발하기 전 <홍김동전 비긴즈> 에피소드에서 얼마나 좋은 두뇌를 가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가 수학 문제를 푸는 모습은 전형적인 뇌섹남 그 자체이며 예능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음악퀴즈를 할 때, 그를 따를 자는 없다. 현재 <홍김동전> 외에도 많은 프로그램에 패널로 고정 출연하고 있으며 유튜버 로서도 성공적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pm의 메인댄서이자 메인 싱어인 장우영. 장우영은 15년 차 아이돌 가수다. 2009년 데뷔 초부터 2pm에서 가장 많은 팬들을 보유했던 인기 가수이지만 <홍김동전>에서는 그저 막내일 뿐이다. 데뷔 초기 장난스러운 막춤으로 예능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을 것 같지만 이렇게 고정으로 예능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우영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다른 프로그램들은 조금 결이 다른 모습이다. 2022년 장안을 떠들썩하게 했던 <스트릿 맨 파이터>에서 보아, 은혁과 함께 댄스 저지를 맡았으면 곧 시작할 MBC의 소년판타지 방과 후 셀렘 시즌 2의 프로듀서로 참여, 가수로서 댄서로서의 본업에 매우 충실한 모습이다. 그런 그가 <홍김동전>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이 모든 이미지와 정반대 선상에 있어 보인다.
이렇게 다른 다섯 명의 출연자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 및 피디 등 제작진에 대한 신뢰도가 대단하다. 그렇기에 모든 멤버들은 자신들의 개인적인 공간들을 서로에게 내어주기까지 한다. 창사특집이라는 미명하에 제작된 1박 2일 오마주 회차에서 평창동 사장님 홍진경의 집으로 모든 멤버가 1박 2일을 가게 되는데, 가장 사적인 모든 공간을 공개하고 멤버들에게뿐 아니라 제작진들에게도 공개해 시청률 상승에 기여한다.
그래선 인지, 시작한 지 5개월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홍김동전> 팀은 2022년 KBS 연예대상에서 베스트 팀워크상을 수상했다. 또한 항상 티키타카로 큰 재미를 주고 있는 조세호와 주우재는 남남커플로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3. 넘사벽 게스트 섭외력
사실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되고 자리도 완전히 잡지 못한 프로그램처럼 보이는 이 프로의 게스트 섭외력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섭외는 5회 차에 출연한 KBS 김덕재 부사장. 또한 카타르 월드컵을 맞아 엑소의 시우민 등 가장 핫한 아이돌 스타들을 섭외했다. 2022년 Groove Back으로 컴백한 JYP의 수장 박진영도 출연한 바 있다. 최근에는 Netflix <더 글로리>를 패러디한 <더 칼로리>의 이수지를 섭외 가장 핫한 쇼를 지상파로 가져오고 있다. 위의 게스트들이 다분히 의리로 출연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 모든 멤버가 개인 활동 중인 BTS의 지민 역시 촬영을 마쳤고 3월 30일 방영된다고 하니 이 프로그램의 발전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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