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II>가 최종 빌런이자 악의 축이었던 금사회 수장인 교구장은 물론 조직까지 와해시키며 임무를 완수했다. 시원한 임무완수와 별개로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을 남기고 종영했다. 내용면에서 연기면에서 그리고 출연진 섭외 면에서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종영하는 <모범택시 II>를 그대로 보내주기는 너무나 아쉽다. '기억해야 되찾을 수 있을' <모범택시 II> 이야기 짚어본다.
1. 모든 캐릭터들이 살아 숨 쉬는 <모범택시 II>
떠들썩하게 인기가 좋은 드라마들의 장점은 주연 배우만이 아니라 조연 배우들까지 시청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다는 것이다. 최근에 Netflix를 통해 공개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김은숙 작가의 <더 글로리>가 대표적이다. 문동은 역할을 했던 송혜교는 이미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한류 스타라고 해도, 박연진 역할의 임지연, 주여정 역할의 이도현, 최혜정 역할의 차주영 등 현재 드라마나 예능 할 것 없이 인기를 누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다음으로는 단연 <모범택시 II>의 배우들이 큰 인기를 계속 얻을 것으로 보인다.
김도기 역할의 이제훈은 시골청년, 작두 타는 도인, 신혼부부 등 다양한 역할과 화려한 액션을 소화해 팬들 사이에서는 벌서부터 2023년 SBS 연기대상을 주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기까지 하다. 이번 시즌에서는 이제훈뿐 아니라 <모범택시> 멤버들의 활동무대 역시 넓어져 무지개 운수 대표이자 <모범택시>의 리더 역할을 맡았던 김의성(장성철 역) 역시 저승사자에서 치매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캐들을 선보였다. 표예진(안고은 역), 장혁진(최주임 역), 배유람(박주임 역) 등 모든 출연자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남겨 추후 <모범택시> 밖에서도 이들의 행보를 기대하게 한다. <모범택시 II> 이후 출격 준비를 마치고 있는 <낭만닥터 김사부 3>에서 장혁진을 다시 만나게 될지 역시 기대된다.
2. 기억해서 되찾은 이름, 김단우(신재하 분)
이번 시즌에서 미워할 수만은 없던 캐릭터 신재하(온하준 역). tvN <일타스캔들>이 종영되기도 전에 <모범택시 II>에 모습을 드러내 시청자들에게 그의 역할에 대해 갑론을박을 하게 했던 주요 인물이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그의 악행에 치를 떨면서도 신인 배우 신재하의 뛰어난 연기력에 찬사를 보내왔다. 교구장(박호산 분)의 등장으로 그의 입지가 위태할 때부터 무언가 다른 서사가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과연 그의 서사로 <모범택시 II>가 마무리되었다.
15화에서 감옥내 모든 죄수들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신재하(온하준 역)와 마주한 이제훈(김도기 역)은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마침 15화 엔딩 메시지도 "기억해야 되찾을 수 있는 게 있어' 였기에 16화에서 그의 서사를 기대했다. 16화 예고를 통해 <모범택시 II>에 자신의 의뢰를 부탁하는 장면이 공개된 점, 사전에 미리 공개된 스틸 사진 등으로 카메오로 출연하는 김소연이 모범택시 1호 기사라는 점이 밝혀지며 각성한 신재하가 모범택시 3호 기사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뇌피셜도 해보았으나 안타깝게도 그의 서사는 그의 죽음으로 마치게 되었다.
어릴 적 형제자매 복지원에 들어오게 된 신재하는 기억 상실로 인해 자신의 이름조차 알 수 없었는데, 자신을 놀리는 아이들과 싸우다 온하준이라는 아이가 죽게 되었다. 박호산(교구장 역)은 죽은 아이의 이름인 온하준을 신재하에게 주며 신재하를 자신의 오른팔로 키운다. 성인이 된 신재하는 한 성인을 살해하면서 박호산으로부터 금사회의 일원임을 상징하는 반지를 선물로 받게 되는데, 16화에서 그때 신재하가 죽인 남성이 실종된 신재하를 끈질기게 찾고 있던 신재하의 아버지였던 것이 밝혀지며 신재하가 각성하게 된다. 그의 실제 이름은 김단우였던 것. 싸움을 끝내고 이름을 되찾기 위해 <모범택시 II>에 의뢰하게 된 신재하는 자신의 이름과 가족을 앗아간 장본인 박호산(교구장 역)과 함께 투신한다.
3. 종료가 아니라 운행을 시작하는 5283
<모범택시II>를 이대로 보내기는 너무나 아쉬워 시즌 3를 기대하며 뇌피셜을 가동해 본다.
먼저, 오늘 16화 엔딩의 엔딩 메시지가 심상치 않다. <모범택시>는 매 회차마다 엔딩 메시지를 넣는데, 시즌 1에서부터 마치 공익광고 같은 느낌의 엔딩 메시지를 넣어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범죄들에 대해 다시 한번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마지막 16회에서, 저마다 이미 시즌 3의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는 가운데,
'전화벨이 울리는 한, 운행은 계속된다'는 엔딩 메시지.
시즌 3가 이어질 것이라는 큰 단서가 될 것으로 보여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더없이 반갑다.
또한 이미 2월 25일에 공개된 OST 카더가든의 '휴게소'가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것은 나뿐일까?
좀 쉬어 갈게요
너무 오랫동안 걸어왔네요
잠시면 돼요
숨 돌릴 그만큼만
그저 가볍게 주린 배를 채우고
다시 걸어야죠
라는 가사가 <모범택시 시즌 III>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시즌제 드라마를 제작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단적인 예로, tvN의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3에 대해 많은 팬들이 문의하기도 하고 많은 뇌피셜을 쏟아 냈지만, 감독이나 작가 차원에서 시즌 3는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어 팬의 한 사람으로서 많이 서운했던 기억이 있다. 그럼에도 주인공들의 캐스팅 여부, 인기에 따른 출연료 인상, 또는 스케줄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즌제 제작 불가라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미 SBS는 <모범택시 II>의 차기작으로 시즌제 드라마인 <낭만닥터 김사부 3>를 준비하고 있으니 <모범택시 3>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 뇌피셜을 심하게 돌려본다.
사진출처: wavve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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