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예고편부터 너무 기다렸던 오늘의 <유 퀴즈 온 더 블록>. 개인적인 팬심이 또 발동하여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번 편의 출연자는 성시경.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발라드 가수이자 입대하기 전까지 저녁시간 라디오 디제이로 활동하면서 꿀보이스로 "잘 자요"를 외쳐 모든 애청자들에게 잠들기 전, 달콤한 ASMR을 제공했던 바로 그 성발라, 성시경. 그런데 오늘 <유 퀴즈 온 더 블록>에는 백만 유튜버, 크리에이터로서 나섰다.
1. 유튜브 입성의 시작, 성시경의 킬링 보이스
오늘 프로그램에서도 말했듯이 성시경은 여느 가수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시대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공연을 하는 세 시간 동안 매번 홈런을 치는 행복한 기분으로 공연을 한다는 성시경에게 공연을 할 수 없고 팬들을 직접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큰 괴로움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그런 상황에서 SNS를 하지 않던 성시경이 시작한 것은 바로 인스타그램. 한 때, 성시경은 인스타그램의 스타 인증을 오래 받지 못했다고 전해졌다. 인스타그램 아이디(@mayersung)가 성시경임을 유추할 수 있는 아이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개인적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팬들과 소통을 할 때 성시경이 선택한 아이템은 노래가 아닌 음식이었다. 그것도 직접 요리를 하는 것. 그래서인지 TV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성시경은 코로나 시대에 서서히 TV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K-POP 아이돌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음악 방송 등에서 성시경이란 발라드 가수를 보기는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 우리에게 성시경이란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 마치 홈런 한 방처럼 시원하게 상기시켜 준 콘텐츠가 있었으니 바로 2021년 5월 25일 최초 공개된 딩고 뮤직의 킬링보이스 성시경 편. 당시에도 너무 빠르게 천만 조회수를 넘긴 영상은 지금 현재까지도 4450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2. 성발라를 넘어 백만 유튜버 성시경
성시경이 2021년 4월 유튜브 채널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한 후, 2021년 4월 29일에 올라온 콘텐츠가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 현재 기록한 조회수가 137만여 건이니 이 콘텐츠가 얼마나 큰 성공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신라면과 틈새라면을 함께 끓이는 신새라면 레시피. 짜파구리부터 시작해 최근에 BTS 정국이 소개한 불구리까지 서로 다른 라면을 끓여서 먹는 것은 먹방, 음식 좋아하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대단히 흥미 있는 콘텐츠다. 그 즈음하여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정규 8집 ㅅ(시옷)을 발표한다. 당시에 타이틀 곡이자 '모다시경'을 소환하며 댄스곡인 'I Love U' 등을 발표했는데, 성시경의 유튜브는 새 앨범 홍보에도 매우 유용하게 쓰였다. 하지만 한 영상에서 새 음반 관련 콘텐츠보다 라면 콘텐츠 조회수가 더 높다는 말을 성시경 특유의 푸념 섞인 목소리로 이야기해 웃음을 터뜨린 기억이 있을 정도로 성시경의 음악 외 음식 콘텐츠가 점점 힘을 받고 있었다. 성시경의 인지도와 음식 콘텐츠에 힘입어 성시경은 유튜브 시작 2개월 만에 구독자 10만을 달성, 실버 버튼을 획득한다.
그 이후, 성시경은 가수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맞게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워낙 히트곡 부자이다 보니 이 콘텐츠 역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현재까지 '희재' 조회수가 660만 회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물론 성시경의 선후배 가수들과의 인연으로 만들어낸 듀오 곡들도 매우 아름다운 곡들이 많아 성시경의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아왔다. 개인적으로 성시경의 솔로 곡들도 너무 좋지만 장필순, 한동준, 장혜진, 양희은 등 선배 가수들과의 콜라보에서의 감동 역시 잊을 수 없다.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로 팬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던 성시경은 구독자 100만을 돌파, 백만 유튜버가 된다.
3. '좋을텐데'보다 더 좋은 '먹을텐데'
성시경의 수많은 히트곡들 중에 인기가 많은 편인 '좋을 텐데'는 짝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설렘과 아쉬움을 잘 표현하고 있어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다. 그런데 이 노래의 제목에서 따온 성시경의 또 다른 콘텐츠 '먹을텐데'가 더 인기다. 고려대 출신, 키 186cm의 거구, 수려한 말발, 스마트한 이미지, 셀 수 없는 히트곡 리스트 등을 생각하면 성시경이 '먹을텐데'에서 보여주는 소탈한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래서 더 한 번 빠지면 나올 수 없는 콘텐츠이기도 하다. '먹을텐데'를 시작하면서 성시경은 감자탕, 국밥, 순대국, 부대찌개 등을 주로 다뤄 기존 자신의 노래를 좋아해 주던 여성들에게는 물론 신규 남성팬들을 대거 확보하게 되었고 그들에게 '국밥부 장관'이라는 특별한 애칭을 선물 받았다. 특히 구독자 100만을 돌파하는데 가장 큰 공로가 있는 콘텐츠라 구독자 100만을 기념하여 구독자 중 몇 명을 선정해 구독자가 선정한 맛집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 정도였으니 '먹을텐데'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먹을텐데'를 보는 재미 중 하나는 나의 맛집이라 생각했던 곳을 성시경이 소개해 마치 내가 알고 있는 미슐랭급 레스토랑을 소개해준 것 같은 뿌듯함이었다. 현재까지도 '먹을 텐데'에서 가장 높은 조회수를 보이고 있으며 MBC <놀면 뭐 하니?>에서 유재석이 방문하기도 했던 '화목순대국'이 대표적이다.
'먹을텐데' 콘텐츠가 소위 터지면서 성시경의 지인들이 하나둘씩 콜라보하기 시작했는데, 첫 게스트로 유세윤이 등장한 이후, 백종원, 신동엽, 양희은 그리고 유튜브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tv'에 나오는 한국인 같은 일본 남자 마츠다 상, 일본인 같은 한국 남자 다나카 상과의 콜라보를 진행했다. 그중 단연 높은 조회수는 요리하는 사부, 백종원과 함께 대전에 위치한 태화장에서 찍은 콘텐츠. 두 사람의 음식에 대한 진심, 지식, 그리고 입담이 더해져 정말 재미있게 봤던 콘텐츠다. 이후에 강아지 콘텐츠, 일본어 배우기 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 등을 업로드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먹을텐데'가 제일 마음에 든다.
코로나가 끝나가면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된 성시경. 전국 투어는 물론 일본 콘서트를 비롯해 해외 활동까지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그래도 팬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주 2-3회 새로운 콘텐츠들을 지속적으로 올려주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그를 성발라가 아닌 크리에이터 성시경을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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